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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부심 받고 전역한 썰(2편 마음의 병)

만물의영장(욕망) 2022. 2. 2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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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혹시나 현부심이라는 말에 혹한 현역병 혹은 미필 여러분. 저는 이 때 전역한 이후로 최근까지도 심리 치료를 받았어요. 예비군 7년 차인데도 계속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현부심은 군대에서만 아픈 사람을 전역시키는게 아니라 전역 후에도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취하는 조치란 뜻이에요. 혹시라도 현부심 받고 싶어서 참고가 되겠지라고 생각하신 분들 꿈 깨세요. 괜히 진짜 현부심 필요한 사람한테 피해주지 말고.

 

현부심 받고 전역한 썰(1편 본인의 가정사)

이것은 블로그 주인장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적은 것 입니다. 2014년 22사단에서 임병장 총기난사라는 사건이 터지고 관심 병사에 대한 이슈가 사회적 이슈로 커지며 병사 처우 개선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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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제 현부심의 배경이 되는 가정사를 조금 이야기 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이로 인해 군대에서 겪게 될 일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일단 지난번에 부모님이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저는 군입대를 해버렸습니다. 

군대 가는 사람 중 좋은 마음으로 가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저는 개인사 때문인지 아니면 군대라는 미지의 ㅈ같은 환경 때문인지 마음이 매우 심란했습니다.

아무튼 처음 입대를 했을 무렵 훈련소에서 본인의 적응은 아주 잘하는 듯 했습니다. 이 주의 우수 훈련병으로 뽑혀 포상 전화도 받고 또 중대장 앞에서 발표도 잘해서 중대에서 제일 먼저 포상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전화기를 잡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울었던 것이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생각이나 울컥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훈련소를 수료했을 때 아주 오랫만에 저희 가족 네 식구가 모였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이젠 더 이상 모일 수 없는 조합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고된 훈련 뒤에 찾아온 휴식 때문일까? 당시 그 때 그 순간이 미련이 남았습니다.

아무튼 마음이 심란했던 것이 군대라는 폐쇄적인 환경 때문에 터지기 시작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자대에 배치되고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먼저 잘 때 제가 울면서 잔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옆 침상에서 자던 맞선임이 우는 저를 발견했고, 이는 곧 분대장과 간부를 통해 전달되었으며, 가정사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때 우울증의 시초였던 듯 합니다.)

두 번째로 제가 어릴 때부터 틱 장애(뚜렛 증후군)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틱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원래는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눈을 자주 깜빡이는 정도였는데(눈 깜빡임은 상담하면서 상담 선생님이 먼저 눈치 챘습니다. 저도 몰랐어요.) 자해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처음으로 정신과 진료를 군대에서 받았는데, 원래 틱이란 것이 어릴 때는 흔하게 있다가 성인이 되면서 없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성인되었음에도 없어지지 않았고, 군대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심해진 것 같다고 합니다.(원래 군부대에서 고참한테 혼나는 경우는 흔하니까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군의관이 약을 권했지만 당시 저는 정신과 계통은 신경계나 호르몬 계열을 건드리는 약이라 거부했습니다.(이후 틱 얘기는 다시 나오겠지만, 전역한지 6년이 지나서야 틱 약을 먹고 틱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거부하면 안되는 거였어요.)

세 번째로 잠꼬대가 심해졌는데 심한 정도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말을 하고, 옆에 누운 사람이 누구든 때린다는 겁니다.(선임, 후임, 동기 가리지 않았어요.) 다행히 부대에 부조리가 없어서 그런 걸로 갈굼 당하지는 않았지만 갈굼 당하는 주된 이유는 다음입니다.

네 번째로 기억력이 급격히 나빠진 것입니다. 실제로 5분 전에 했던 일도 기억을 못 할 정도로 기억력이 나빠졌는데, 선임들은 제가 연기했던 거라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제가 항시 불안 증세를 보였는데, 이 때문에 군생활은 힘들었고, 일과가 끝나면 무조건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훈련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매일했습니다. 

군생활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집에 매일 전화를 하는 사람은 부대에 저 밖에 없었는데 아무래도 집안 사정과 군에서 생긴 불안 증세 때문인지 매일 전화를 해서 부모님도 그 사정을 알고는 제가 전화하는 시간에 항시 핸드폰을 들고 대기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모님과 통화를 하며 부모님의 이혼 절차가 진행됨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불안 증세와 우울증이 극에 치닫는 순간이 찾아왔는데 하루는 아버지와 외박을 다녀온 일이었습니다. 그 때 아버지의 허름한 모습 때문인지 마음이 편치 않았나 봅니다. 부대에 복귀 후 행정반에서 복귀 신고를 하는데 말 없이 울음을 터뜨리고 만 것입니다. 사실 그렇게 울 일도 아니였는데 우울증 환자가 우는데 이유가 없어, 약 몇 십분간 울었고, 당직을 섰던 탄약관님도 저를 달래기 위해 애를 쓰셨습니다.

마음이 망가져서인지 몸도 함께 망가지기 시작했는데 이전 썰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턴트맨을 꿈꿨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머릿속이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는지 몸에 생긴 허리 디스크 때문에 앞으로 하고 싶은 거 못하면 어쩌지? 미래가 있나? 이런 안 좋은 생각만 하게 되고, 결국 해서는 안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저의 첫 100일 휴가. 저희 부대는 자대에 배치받고 100일 뒤에 휴가를 받습니다. 저는 이날 자살을 계획하게 됩니다. 자살을 계획하고 유서를 쓰고 휴가 때 자살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드라마 DP 보면 휴가 때 자살한다는 얘기 나오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휴가를 가서 오랫만에 친지 가족들을 봐서인지 저는 그만 그 생각을 거두고 부대로 복귀합니다. 가슴에는 보여주지 못한 유서를 품은 채. 그리고 부대의 관심병사로 예의 주시하고 있던 상황에서 저희 포대장(포병이라 포대장이라 불러요. 보통 일반 부대는 중대장입니다.)님이 잘 다녀왔냐는 물음에 울음을 터뜨렸고, 결국 유서를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일로 부대는 뒤짚어지고 저의 현부심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P.S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유서쓰면 현부심?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절대 안돼요. 님들은 백에 수렴하는 확률로 영창가요. 저같은 경우 이것이 트리거로 작용된 이유가 있는데 다음편에 계속 쓰겠습니다.

 

현부심 받고 전역한 썰(3편 정신과+비전 캠프+그린 캠프=5개월)

* 먼저 혹시나 현부심이라는 말에 혹한 현역병 혹은 미필 여러분. 저는 이 때 전역한 이후로 최근까지도 심리 치료를 받았어요. 예비군 7년 차인데도 계속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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