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현부심이라는게 꽤나 관심이 많은 주제군요. 정말로 힘들어서 현부심을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을 보시고 힘을 내주시고 현부심으로 꿀 한 번 빨아보겠다고 생각학도 들어오시는 분은 군대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니 괜히 진짜 힘든 사람들한테 피해가게 하지 마세요.
현부심 받고 전역한 썰(3편 정신과+비전 캠프+그린 캠프=5개월)
* 먼저 혹시나 현부심이라는 말에 혹한 현역병 혹은 미필 여러분. 저는 이 때 전역한 이후로 최근까지도 심리 치료를 받았어요. 예비군 7년 차인데도 계속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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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썰에서 그린 캠프에서 번번히 잔류하여 초특급 관심병사임을 인증받게 되어 현부심은 사실상 확정인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버지께서 강력히 반대를 합니다. 이유는 이후 사회 생활에 문제가 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먼저 저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이전 현부심 썰 1편에서 제 가정이 화목하지 못했음을 언급했습니다. 근데 그 중 8할 이상은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녔지만 본인의 과한 자격지심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였고, 경제력이 없는 가장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여 그것은 음주로 이어졌으며, 이내 폭력까지 휘두르게 됩니다.
저는 제가 그린 캠프에 입소하게 되며 그런 아버지로 부터 받은 영향을 아버지에게 어필하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그린 캠프에서 주말에 가족을 초대하는 행사를 했고 저는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그간 서운했던 일 그로 인해 저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고 제가 얼마나 힘들었으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경위를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그런 상황을 외면하시다 처음으로 문제를 직시했고, 처음으로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스스로가 나쁜 아버지였음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전역은 반대했습니다. 미리 설명한 이유 때문에요.
그리고 저의 부대 행보관님과 대대장님에게도 전역은 안했으면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했고, 대대장님도 이 의견은 무시할 수 없어 그린 캠프에서 퇴소하여 제가 부대 복귀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전과 같이 같은 일과 업무와 근무를 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린 캠프 계열에 무려 5개월 이상 있던 관심 병사가 근무를 서고 일과를 수행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저는 그때 복무를 하면서도 열심히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반대하는 이상 전역할 기회가 올 것 같지도 않고 이미 저의 존재로 부대에 있는 사람들 여럿 귀찮고 힘들게 만들었는데 더이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부임한 간부님들 중 저에 대해 편견을 가졌지만 오히려 저에게 후임 통제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주 정도 정상 복무를 하던 중 대대장님이 저를 보자고 부릅니다. 그리고 대대장님이 하신 말씀이 '너희 아버지가 전역을 반대했고 너도 그것 때문에 열심히 하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제 그럴 필요는 없다. 너의 현부심 자료를 군사령부에 보낸 상태고 지금처럼 밖에서 열심히 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대장님의 위로 섞인 말에 울면서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고, 그린 캠프에 보내주셔서 많은 힐링도 하고 힐링할 기회, 가족과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먼저 대대장님이 저를 전역시키는 이유가 본인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더이상 저를 봐줄 수 없다고 부모님에게 말한 것(뭔가 제가 짐짝처럼 여긴다고 느꼈나 봅니다.), 이후 이상없이 잘지내는데 굳이 전역해서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에도 불구 저는 군사령부에서 2주간 심사기간 동안 대기한 후 전역을 했습니다. (이때 저 군사령부 가는데 군 비품들을 말년 병장처럼 후임들한테 나눠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선임, 동기들이 관심을 갖고 달라해서 후임이 선임에게 주고 전역하는 기현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역하고 한 달 뒤, 22사단에서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 때 세간에 관심 병사에 대한 이슈와 그린 캠프에 대한 이슈가 퍼졌는데, 이 사건에서 기존 군에서 있었던 관심 병사에 대한 처우 문제나 그린 캠프 문제가 대두되면서 제가 그동안 있던 부대에서 포대장님, 대대장님, 행보관님 등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느끼며 부모님은 오히려 잘 나왔다, 안 좋게 생각할 게 아니였다며 기존에 가진 생각을 바꾸고, 감사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 그린 캠프에 대해 너무 잘못된 이야기가 퍼졌는데 먼저 제가 그동안 봤던 그린 캠프의 도우미 분대장들은 다 본인 역할에 충실한 인원들이고, 관심 병사라고 함부로 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 사람들도 기존 부대에서 문제가 있어서 차출된 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인원을 뽑는 과정에서 선발된 것이지 부대에 불필요하다고 온 것은 아닙니다.(물론 그런 이유로 오거나 포상같은 걸 노리고 온 사람도 있겠지만 군생활 헐렁하게 사는 분들 아녔어요.)
또 관심 병사에 대한 취급이 너무 안 좋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지금까지 썰을 풀면서 관심 병사로서 당한 부조리를 쓴 적이 없어요. 이유는 진짜 없었거든요. 근데 이것도 부대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관심 병사라고 특별히 대우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전역 후(이거 궁금하실 분들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전역하고 바로 민간인이 되지 않고 약 한 달간 대기 기간을 가지고 남은 복무 기간을 퍼센트로 환산해 공익으로 복무가 전환되었습니다. 이 때 열심히 공익 근무하고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그리고 전역 이후에 대해 얘기하자면 저는 공익 복무 후 배우가 되기 위해 연기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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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옷같은 네이버를 떠나 새로 시작하는 세속적인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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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제 블로그 썰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좌절하고 힘든 순간은 왔지만 재계서열 20위 안밖의 대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고, 취업하는데 현부심으로 인한 불이익은 전혀 없었어요.
또한 저는 전역 직후 상담 치료를 받았습니다. 군에서도 권유를 했고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약 2달간 받고, 어느정도 심적 안정을 되찾았다 판단되었지만, 2020년 경 군대에서 처럼 잠꼬대가 심해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여 정신과를 방문하여 약을 처방 받았고, 이후 심리 상담 치료를 약 1년간 했습니다. 정신적인 문제는 사실 현대인들에게 다 있겠지만 현부심이란 특수한 상황을 겪은 사람이라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옳았고, 필요했어요.)
그러니 현부심을 생각하고 들어오시는 분들 전역하고 끝이 아니라 전역 후에도 어떻게 살아가고 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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